어느 날 친한 친구가 이직에 성공했다고 소식을 전했다. 불과 몇년 전만해도 기존 직장에서 인정도 못 받았고 몇번이나 이직에 실패해서 내가 위로를 해주던 친구였는데, 그때 나는 친구와 통화하며 진심으로 축하해줬고 한편으론 내 마음속에 시샘과 상대적인 우울함을 느꼈다.
회사위치, 연봉, 커리어, 워라벨 어느 하나 비교할 수 없을만큼 좋은 곳이었고..그만큼 난 뒤쳐졌다는 생각이 들었다.
그리고 지난날 내가 그 친구를 위로해줄때 나도 모르게 상대적 우월감이나 안도감을 느꼈다는 것을 떠올리면 지금의 내 모습이 참으로 한심하고, 처지가 처량하게 느껴졌다.
그렇게 상심과 우울의 시간으로 허우적거리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올랐다.
'내 주변의 성공은 배 아파할 일이 아니고, 나를 비하할 필요도 없으며, 그저 진실되게 기뻐해주고 좋아할 일이다.'
반대의 경우로 내 친구가 일이 잘 안풀리거나, 또는 상대적으로 내가 너무 성공했을 경우를 생각해보자.
친구는 지금의 나와 같이 위축되고 상심해서 자신감이 더 떨어지거나 깊은 고뇌에 빠져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.
실제로 내 또 다른 친구는 한국에서의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 해외로 떠났고, 무척이나 마음이 잘 통하고 의지됐던 친구였지만 지금은 만나고 싶어도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어 만날 수가 없다. 그 친구가 한국에서 원하던 바대로 일이 잘 풀렸다면 그렇게 외국으로 과연 떠났을까..
내가 계속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잘되어야 언제까지고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다.
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, 생각을 바꿀 수가 없다.
우울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주고 공감을 한다고 한들,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희망과 용기를 복돋을수 있을 거라고 쉽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.
다만, 내 자신만큼은 내 뜻대로 할 수 있지 않을까?
친구가 부럽고 내 상황에 불만이 생겨도, 그 마음은 내가 바꿀 수 있지 않을까?
나의 이 착잡한 마음은 훌훌 털어내고
내 자신을 사랑하고
나를 바로 잡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보다는 그나마 어려울 것 같지 않다.
그렇기 때문에 친구가 잘 되는 일은 정말 축하해줄 일이고 다행인 일이다.
나도 나만의 길로, 나만의 걸음속도로 계속 나아가면 된다.
미술관에서 그림을 보듯 남의 행복도 관람하기로 했다.
루브르 박물관의 '모나리자' 가 마음에 든다고 살 수는 없는 것 아닌가.
그렇게 생각하니 남의 행복이 내 안목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.
* 작가 이정수님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개그맨 우격다짐의 그 이정수님이다. 한 때는 개그맨으로, 배우로, 강연자로, 작가로, 전업주부로 바쁘게 생활하면서 틈틈이 일상을 블로그에 연재하고 계신다. 특히 이 책에서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사람들에게 숱하게 들었던 질문 '어쩌면 그렇게 매일매일이 행복해보이세요?' 라는 답변을 전해주기 위해 그 얘기들을 85가지의 에피소드에 담아 내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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